
걸출한 그리스도교 신학자이신 앙리 드 뤼박 추기경님의 “역설들”은 그리스도교의 진리가 ‘역설’을 통해서 드러남을 보여준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화(incarnation)로 비롯된 그리스도교는 역설의 종교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참하느님이면서 참인간이시다. 하느님이자 사람이라는 이 역설. 그렇기에 역사속에 내재하시면서 초월해 계시는 역동적 초월성을 보이는 존재를 신앙하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역설적인 상황을 많이 만나게 된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자유의지를 기반으로 한 이성을 바탕으로 자발성과 자제력을 가진 인간이면서도 하느님을 거부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 죄성을 가지고 있기에 세상에서 많은 갈등과 마주하게 된다. 왜 하느님은 하느님의 성품을 나누어 주셨으면서도 죄의 유혹에도 빠질 수 있는 존재로 인간을 창조하셨을까. 이 질문은 역설적 갈등의 시작이라 할 수 있겠다.
가톨릭출판사에서 2025년에 우리나라에 내놓은 “역설들”은 앙리 드 뤼박 추기경님의 “역설들(Paradoxes, 1946)”, “새로운 역설들(Nouveaux paradoxes, 1955)”, “다른 역설들(Autres paradoxes, 1994)” 세 권을 한 권으로 묶어 낸 것이다. 출간년도에서 알 수 있듯이 20세기를 아우르며 그리스도교를 ‘역설’의 관점에서 통찰한 꽤나 어려운 신학서적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가운데 진술 사이의 이율배반, 양립할 수 없는 대립적 특성을 전제하면서 각각의 대립된 진술을 동시에 지지하는 동시적 특성을 깨닫게 된다. 그로인해 초월성을 인정하며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각성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일독으로 끝날 책이 아니며, 삶에 대한 진지하고 깊은 성찰이 필요할 때 곁에 두고 읽어야 할 책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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