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람되게도 책을 다 읽고 나서의 생각은 ‘책 제목이 안타깝다’ 였다. 이 책의 제목은 “침묵의 대화”이고 부제는 “그리스도교 관상의 길”이다. 둘 다 일반 신자들에겐 다가서기 쉽지 않은 제목이다. 물론 다 읽은 후 책 내용 전체를 다시 되짚어 생각해보면 본 제목도 부제도 다 맞지만 둘 중 하나는 좀 더 쉬운 제목이었으면 독자가 집어 들기 더 쉬운 책이지 않았을까 하는 하는 생각이 들만큼 책의 내용이 너무나 훌륭하여 그런 마음이 든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책에서는 향심기도를 통해 관상기도로 나아가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어떻게 거짓 자아를 버리고 참 자아를 찾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하느님의 창조에 동의하고, 인간으로서 우리의 근본적 신성에 동의하고, 이 세상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놓아 버리는 데에 동의하고 나면 최종적인 승복 단계 즉 우리의 거짓 자아가 죽고 참자아가 출현한다.
필자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하느님은 원래 어떤 분이신가 에 대해 중간중간 짧은 설명들을 해주시는 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하느님께서는 더 좋은 것을 주시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거두어 가지 않으신다.’(55페이지)나 하느님은 협박을 하거나 벌을 주는 분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에게 늘 더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려주시는 내용들이다.
또한 책은 실제 사례를 들어, 버니 수사나 안토니오 성인, 십자가의 성요한 성인 등의 예를 들며 우리가 어떻게 감각의 밤을 지나 영의 밤으로 갈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이해가 쉬웠다. 안토니오 성인은 영적 여정에 항구하려는 결심, 그럴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은총을 주시리라는 신뢰, 그리고 끊임없는 기도로 어두운 감각의 밤을 버티고 영의 밤으로 건너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하느님의 첫째 언어는 ‘침묵’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침묵의 대화’인듯하다.) 영신 수련 중 기도중의 메마름이나 하느님의 부재를 느끼더라도 우리는 고독과 침묵 속에서 하느님 안에서 쉬며 하느님과 단둘이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영적 투신을 지속하는데 필요한 것은 입문하는 동기가 아니라 정진하는 동기이며, 퇴행 본능이 올 땐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포기하지 않으며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정화의 사막을 지나갈꺼란 결심이 중요하다.
이렇게 기도하며 하느님을 찾을 때, 우리는 결국 우리의 거짓 자아와 우리의 감정 등을 버리고 참자아를 찾아 참평화를 누리게된다.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대로 이웃을 사랑하고 가난한 이를 섬기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이러한 결심들을 현실속에서 유지하고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도 제시해준다.
책을 다 읽으면 향심기도나 관상기도 등 말 자체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하느님, 기도, 그분 안에 머무름, 어떻게 그리스도인으로 변화할 수 있는가 등이 더 친밀하게 느껴져 당장 성당이나 감실 앞에서 침묵으로 기도하며 그분과 대화하고 머물고 싶어질 것이다. 주님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 분들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발제용 질문 : 이 책을 읽기 전이나 후에 일상 속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때의 내 마음이 어땠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