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기도의 언어

📚서평

시편, 기도의 언어

임진아 루시아

2025. 12. 15
읽음 7

 

 

이 책에서 제시하는 마흔 가지 단어 가운데, 나는 특히 숨을 뜻하는 ‘루아흐’와 하느님을 부르는 여러 이름들에 오래 머물렀다. 시편집이 본질적으로 하느님을 향한 부르짖음이라면, 그분을 어떻게 부르는가는 곧 기도의 태도이자 관계의 깊이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루아흐, 곧 숨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자리에서 하느님과 이어지는 통로처럼 느껴졌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시편 기도에 대해 일곱 가지 제안을 한다. 시편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하나씩 짚어 가는 대목이다. 그 가운데 내가 가장 깊이 공감하며 읽은 것은 첫 번째 열쇠, ‘대화로서의 시편’이라는 관점이었다. 시편의 저자들이 그러했듯, 나 역시 하느님께서 우리의 말에 귀 기울이시고 관심을 가져 주신다고 믿기 때문이다. 삶의 좋음과 싫음, 기쁨과 분노, 감사와 원망을 가리지 않고 하느님께 터놓는 그 진실함이야말로 시편이 품고 있는 기도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시편 4편은 이렇게 말한다.

“제가 부르짖을 때 응답해 주소서. 제 기도를 들으소서.”(시편 4,2.4)

이 짧은 구절 안에 시편의 태도가 오롯이 담겨 있다. 하느님께 말할 수 있고, 하느님께서 들으신다는 확신. 시편은 언제나 관계 안에서 호흡하는 기도다.

 

또한 저자가 다섯 번째 열쇠로 제시하는 인간성을 통찰하는 시편의 영역 역시 인상 깊었다. 시편은 영혼과 살, 숨이라는 언어를 통해 인간 존재의 핵심을 끊임없이 건드린다. 동시에 우리는 거짓 맹세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우리가 간청하는 소리를 들어 주실 하느님을 애타게 기다리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여섯 번째로 제시되는, 시편 기도가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도록 초대한다는 말에는 깊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의 삶이란 본래 그러하기 때문이다. 정제되지 않은 감정, 흔들리는 믿음, 때로는 격렬한 언어까지도 말씀으로 내려앉은 시편의 언어를 통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다시 평화를 향해 나아갈 힘을 얻는다.

 

이 책은 시편 기도를 결국 이렇게 요약한다.

 

“도와주소서!” 그리고 “할렐루야!”

 

여기에서 나 역시 부르짖으며 사는 기도를 읽는다.

“주님, 저를 기꺼이 구하여 주소서.”(시편 40,14)

“주 저희 하느님, 저희를 구하소서.”(시편 106,47)

시편은 바로 이런 기도다.

매일의 삶 속에서 나를 닦아 가며,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살고자 하는 나에게 시편 기도는 숨이 되고, 기쁨이 되고, 평화가 되는 기도 그 자체다.

 

 

암브로시오 성인은

“시편보다 마음을 더 기쁘게 하는 것이 있겠습니까? 시편은 삶의 교훈, 교회의 목소리, 신앙 고백의 노래입니다.”라고 말한다.

오늘 나의 기도에 하느님을 향한 진실됨 한 스푼을 더 얹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예스24/hyun2na
*인스타/jina_limlu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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