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피정기 - 《쉼, 주님을 만나는 시간》

🌟 함께 읽어요

방구석 피정기 - 《쉼, 주님을 만나는 시간》

운영진

2026. 04. 01
읽음 5

쉼, 주님을 만나는 시간

-방구석 피정기

C. M. 마르티니 지음

written by Lydia

 

 

한해가 절반 이상 지나면, 새해의 그 당찬 결심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쉴 궁리만 하는 우리를 발견하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올여름은 유독 더 휴식이 간절했던 것 같습니다. 무더운 날씨는 물론이거니와 연일 들려오는 흉흉한 사건 사고 소식에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쳤기 때문입니다. 대기는 습한데 내 영혼은 점점 건조해지는 느낌입니다. 이런 이유로 신앙생활도 소홀해졌던 저에게는 단순 피서보다는 영혼에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피정이 절실했습니다.

《쉼, 주님을 만나는 시간》은 저처럼 마음의 휴식이 절실한 이들이 일상에서 피정할 수 있도록 돕는 책입니다. 현실적인 문제들로 피정을 떠나지 못하던 저는 해야 할 일들이 눈에 밟히지 않는 가장 고요한 공간을 찾아 책과 함께 5일간의 피정을 시작했습니다. 다음은 5일간의 피정 기록 중 일부입니다.

1. 첫째 날

도입부에서 추기경님께서는 이 피정을 시작하기 전에 두 질문에 답을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십니다.

1) 내가 어떤 마음으로 피정에 왔는가?

- 솔직히 말하자면 현실 도피성으로 피정을 택한 듯합니다. 세상이 여러모로 소란스럽고 무서워서 하느님 품에 뛰어들었달까요. 아무 걱정 없이 마음을 내려놓을 곳이 필요했습니다.

2) 피정이 끝났을 때는 내가 어떤 상태이기를 바라는가?

- 현실을 피해 시작했지만, 이 시간이 피폐해진 정신을 회복시킬 뿐 아니라 신앙적으로도 재충전하고 한 단계 성장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두 가지 질문에 답을 생각하며 일상과 신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피정의 시작입니다. 이 책은 ‘주님의 기도’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수도 없이 바쳤을 ‘주님의 기도’이기에 잘 안다고 생각해왔는데, 첫날부터 알지 못했던 것을 많이 깨닫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장에서는 루카서와 마태오서를 기반으로 기도하는 태도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여기서는 우리의 잘못된 기도 습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많이 반복한다고 해서 좋은 기도가 아니며 한 번을 하더라도 청하는 진심을 담아 기도하라, 마음의 평화나 집중을 얻기 위해 하는 기도는 단순히 심리적인 차원의 것이지 기도의 본질에는 어긋나는 것이다’라는 추기경님의 말씀은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마음을 뜨끔하게 하는 가르침입니다.

- 오늘의 실천 : 나의 기도 습관 묵상, 묵주기도 환희의 신비 5단

2. 둘째 날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주님의 기도를 본격적으로 살펴보며 강론을 읽은 오늘은 짧은 기도문 안에 담긴 큰 의미를 발견하며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추기경님은 아버지 앞에 ‘하늘에 계신’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은 초월의 세계에 계신 하느님의 정체성을 상기시키고, 하느님이 계시는 모든 것이 완전한 곳이 있음을 확인하는 의미라고 이야기하십니다. 또한 ‘아버지’라는 호칭에 모든 찬미가 집약되어 있다는 말씀도 덧붙이시는데, 이를 알고 나니 습관적으로 불렀던 호칭에 무게감이 느껴지면서 동시에 이러한 의미가 있는 만큼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진심을 담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 오늘의 실천 : 묵주기도 빛의 신비 5단, 하루에 세 번 감사하기

3. 셋째 날 :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벌써 3일차입니다. 조금씩이지만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책을 읽고 묵상하다 보니 또 다른 신앙 생활 루틴을 만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오늘은 특이하게도 ‘주님의 기도’ 마지막 구절을 먼저 살펴보며 우리의 ‘죄와 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추기경님께서는 본당 밖에서는 예수님이 계시지 않는 듯 살아가는 현대 신앙인들을 지적하시며 대죄가 아니더라도 우리 자신의 편안함과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만 행동한다면 이는 무질서라고 이야기하십니다. 악이 꼭 나쁜 행동이나 의도가 아니더라도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는 것 또한 포함되는 것이지요. 사소한 죄들을 안일하게 생각하던 제게 경각심을 주는 가르침이었습니다. 피정이 일상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돌아본다는 뜻도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나의 죄를 성찰할 수 있었던 오늘의 주제가 가장 그 의미와 맞는 시간이었습니다.

- 오늘의 실천 :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 5단, 고해성사

4. 넷째 날 :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4일차는 다시 기도 초반으로 돌아갑니다. 추기경님은 이 부분이 주님의 기도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청원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책은 청원에 숨겨진 의미를 네 가지 주제로 살펴봅니다. 이를 통해 제가 내린 결론은 ‘하느님의 나라가 오신다’는 ‘삶 안에서 주님의 뜻이 실현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어쩌면 우리가 성당을 떠나면 예수님도 없고 신앙이 없는 듯 살아가는 것이 신자이면서도 하느님의 나라가 오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일 미사를 가지 않는 날에도 생활에서 신앙을 실천하기 위해 생각날 때마다 화살기도를 바치겠다고 다짐해봅니다.

- 오늘의 실천 : 묵주기도 영광의 신비 5단, 화살기도

5. 다섯째 날 :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어느덧 피정의 마지막 날입니다. 추기경님은 일용할 양식, 즉 ‘빵’에 담긴 의미를 말씀해주십니다. 마지막 강론과 묵상을 하면서 ‘주님의 기도’ 또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하나의 일용할 양식이라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지난 4일간을 되돌아보며 주님의 기도가 가진 귀중함을 새삼 느껴봅니다.

집을 떠나 단기간 집중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피정과 달리 일상 안에서 5일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자발적으로 하는 피정이었기에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었는데, 막상 5일을 채우고 보니 이러한 독서 피정도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피정을 위한 도서로 이 책을 택했을 때 다른 기도서처럼 단순히 기도문을 풀이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기도문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 질문과 묵상을 통해 보다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책으로 자주 바치던 ‘주님의 기도’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발견한 사실이 있습니다. 기도문에 있는 7개의 청원 중 세 가지나 ‘악과 죄’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성찰과 회개가 중요하다는 것이겠지요. 피정은 끝났지만, 다시 돌아갈 일상에서 주님의 기도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바치며 보다 나은 나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오늘의 실천 : 성체 조배 10분

 

 

 

출처: https://blog.naver.com/catholicbuk/223204031073 

1

0

공유하기

0개의 댓글

로그인 후 이용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