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 순명하는 삶을 위한 나침반

📚서평

하느님께 순명하는 삶을 위한 나침반

운영진

2025. 06. 16
읽음 29

성모님께 바치는 찬가들

 

코스탄테 베르셀리, 제오르제스 가리브 엮음 / 이인섭 옮김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38)”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매년 5월이 성모 마리아를 기억하고 묵상하는 성모 성월의 달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교회가 5월을 성모 성월로 정한 것은 인간 구원을 간구하며 하느님에 대한 순명과 사랑으로 온갖 역경을 견딘 성모님의 신앙적 모범을 따르며 본받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첫 세례를 받을 때 교리공부도 하고 또 매년 맞는 성모 성월을 즈음하여 본당 신부님의 강론을 들으며 기도하고 묵상하면서도 정작 성모님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또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분의 삶을 통해 본받고 따라야 할 길은 무엇인지를 얼마나 가슴 깊이 묵상하고 실천하고 있는가?

이 책은 우리에게 이러한 성찰을 느끼게끔 하는 힘을 갖고 있다. 그것은 총97편의 성모님에 대한 찬가들이 갖는 깊이 뿐 아니라 성모님이 보여주신 신앙에 대한 믿음과 겸허한 자세, 그리고 사랑을 온전히 알아가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성모님께 바치는 찬가들은 초기 교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천 년 넘는 오랜 세월 동안 성모님의 신앙적 모범을 따르기 위해 수많은 분들이 남긴 기도문들을 엮은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성모님에 대한 찬가들 하나 하나가 성모님의 숭고한 사랑에 대한 성찰이 녹아 있다. 따라서 이 책을 읽다보면 헤아릴 수 없는 깊은 고통과 역경에서 하느님께 순명하며 인간 구원을 위해 간구하는 성모님을 한 걸음 더 다가서서 마음으로 이해하고 그 은혜의 감사하게 된다.

 

특히 이 책은 성모님에 대한 찬가가 교회 전례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초기 교회 공동체에서 성모님에 대한 인식이 중세 이후 어떻게 바뀌어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각 찬가 마다 어떤 배경을 갖고 만들어졌는지에 관해 상세한 설명으로 우리를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자녀로서 또 부모로서 성모님을 바라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하느님께 순명하는 삶을 살으신 성모님을 무한히 공경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성모님에 대한 경외심이 온전히 우리 자신의 신앙의 깊이와 실천으로 이어지는데는 더 많은 인내와 성찰,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오래전 어느 신부님께 들었던 말씀이 생각난다. 그 신부님이 한적한 지방 도로를 운전하던 중 전방에 갑자기 돌발상황이 생겨 순간적으로 꼼작없이 죽게 생겼구나 하면서 입에서 나오는 기도가 주님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저희에게 강복하소서였다는 것이다. 신부님 자신은 이 식사전 기도가 아니라 성모마리아께 간구하고자 성모송을 암송하려고 했는데 정작 입 밖으로 나온 건 식사전 기도였고, 다행히 아무런 사고 없이 그 상황을 잘 모면했다고 하셨다. 그 신부님의 체험담을 들으며 피식 웃음이 나오면서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성모님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간구하시고 하느님께 순명하도록 인도하신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자 마음 먹고 마지막으로 묵주기도를 바치는데 살아서 헤쳐 나가야 한다는 성모님의 음성을 듣고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시간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신부님의 말씀이나 죽음을 목전에 두고 성모님께 묵주기도를 바치는 이의 이야기는 공히 절박한 상황에서 성모님을 떠올렸다는 것이다. 그만큼 성모님은 우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서 항상 지켜보고 계신다. 뒤늦게 나마 이 책을 읽을 수 있어 성모님의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는 말씀의 깊이와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성모님, 오늘도 저와 함께 해주소서!

 

하느님께 순명하는 삶을 위한 나침반 : 네이버 블로그

0

0

공유하기

0개의 댓글

로그인 후 이용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