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진Q&A] 전인걸 신부님이 알려드립니다🙆‍♂️ 3편

필진에게 물어보세요

[필진Q&A] 전인걸 신부님이 알려드립니다🙆‍♂️ 3편

운영진

2026. 08. 27
읽음 30

† 찬미 예수님!

웹진 필진에게 직접 묻고 답을 듣는
〈필진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세 번째 답변을 소개합니다. 😊

이번 질문은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일반 신자들은 시노달리타스 여정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요?”
“본당이나 교회에서 봉사하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을까요?”

시노달리타스라고 하면
교회의 제도나 특별한 활동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전인걸 신부님께서는 무엇보다 교회 안에서 함께 듣고, 고민하고, 식별하며 살아가는 방식의 변화라고 설명합니다.

이번 답변을 통해
‘함께 걷는 교회’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그 안에서 평신도인 나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Q3. 신부님 좋은 말씀 늘 감사드립니다. 저는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글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일반 신자들이 시노달리타스 여정에 어떻게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됩니다!
          현재는 교회 안에서 봉사하고 있지 않지만 이런 상태에서도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할지도 궁금하고요 ..! :)
          - 은화님

 

✔️ 전인걸 신부님의 답변
 

시노달리타스라는 말이 추상적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것이 단순히 새로운 교회 시스템이나 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교회 안에서 생각하고 결정하고 살아가는 방식 자체의 전환을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흔히 효율성과 결과를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누가 결정할 것인지, 얼마나 빨리 일을 끝낼 것인지,
어떤 성과를 얻을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지요. 그러나 시노달리타스가 말하는 교회의 여정은 이와 다릅니다.
결과만큼이나 함께 듣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식별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 과정 안에서 “어떻게 하면 그리스도의 사랑을 더 잘 드러낼 수 있을까?”를 함께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 길을 가기 위해서는 우선 교회 안 구성원의 위치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노드 교회에서 사목자는 교회의 중심부에 있고, 평신도는 그 결정을 받아들이는 주변부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또한 사목자는 단순한 ‘결정권자’가 아니고, 평신도는 단순한 ‘수용자’나 ‘봉사자’가 아닙니다.
그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교회의 삶과 사명에 책임을 지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목자에게는 무엇보다 경청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충분히 의견을 묻고,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투명하게 나누며, 공동체가 기도하고 식별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야 합니다.
특히 쉽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 자신의 판단이 바뀔 가능성도 열어 두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결정을 내렸다면 그 이유를 공동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합니다.

평신도에게도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단순히 평신도는 “나도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다”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식별하고, 교회의 가르침과 신학을 배우며, 공동체의 결정에 함께 책임을 지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시노달리타스는 누구의 의견이 더 강한지를 겨루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 안에서 성령께서 교회에 무엇을 말씀하시는지를 함께 찾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완전히 새로운 것도 아닙니다. 사도행전 15장의 예루살렘 사도회의에서도
초기 교회는 중요한 문제를 두고 함께 논의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결정을 내렸습니다.
첫 천년기의 교회 역시 서로 서신을 주고 받고, 지역 시노드와 공의회를 열고,
공동으로 기도하고 전례를 거행하며 교회들의 신앙과 일치를 함께 돌보았습니다.
시노달리타스는 이런 교회의 오래된 전통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다시 살아내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특별히 본당이나 교회 안에서 봉사하고 있지 않다면 시노달리타스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시노달리타스에서 중요한 점은 어떤 직책이나 봉사 여부보다 ‘신앙의 태도’입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쉽게 판단하지 않고 들어보는 것, 교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도 존중하는 것, 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기도하며 함께 고민
하는 것부터 이미 시노달리타스의 여정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시노달리타스의 여정이 한시적으로 이행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살아가야 할 방식이기에
앞으로 교구와 본당에서도 이러한 삶의 방식을 익히고 체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입니다.
앞으로 본당이나 교구에서 의견을 듣는 자리, 신자들과 대화하는 모임, 교육이나 시노드와 관련된 활동이 마련될 때 부담 없이 참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봉사 직책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교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분들의 목소리가 교회에는 더 필요합니다.

결국 시노달리타스는 특별한 사람들만이 만들어 가는 교회가 아니라, 성직자와 수도자와 평신도가 서로를
교회의 동반자로 바라보면서 함께 걷는 교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아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서로 경청하고 함께 식별하는 경험이 쌓일 때 우리 교회도 조금씩 그런 모습으로 변화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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