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살아갈 때나 기도할 때, 아니 오히려 기도할 때 더욱 나의 마음은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한다. 미사시간 중에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집에가면 저녁 뭐먹지? 아 집중,,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아 나 오늘 집가면 할 일 진짜 많다. 어떡하지,,, 아 저사람은 왜 갑자기 움직여.. 악에서 구하소서.. 엥?’ 주님의 기도가 이렇게 끝나버린 적이 많았다. 스스로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 그리고 나를 유혹하는 말, 타인의 행동이 신경쓰이는 순간 등등 내 마음 안에서 나는 한없이 무언가와 싸우고 있어 그 짧은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순간에도 머무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중에 주님은 ‘침묵의 대화’라는 책을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보고 나아가 일상생활 속에서 영성을 키워갈 수 있도록 선물을 주셨다. 신기하게도 책에 나온 저자의 영적 이야기 한줄 한줄이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마음과 행동을 하나씩 비추어 보는 거울처럼 느껴졌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되돌아봄은 다음의 글로 시작되었다.
하느님께서는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나에게 반추시켜 주시려고 그를 이용하셨을 따름이다. 그러므로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_ p.30
지난 첫 번째 북클럽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론’이라는 책을 읽은 후 ‘타인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스스로와 맞지 않다고 생각되면 짜증이 나는 등 사랑하자는 생각과 반대되는 행동들이 나오곤 한다.’는 고민을 했었다. 어쩌면 그들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단지 나와 하는 행동이 다르다고 올바르지 않다는 생각으로 혹은 토마스 키팅이 느꼈던 질투심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나의 기준 안에서 그들을 판단하고 밀어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많은 이들의 말대로 나와 맞지 않은 사람이니 멀리 떨어지고 무시하는 것이 나에게는 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은 후로, 같은 상황에서 타인의 잘못으로 판단하는 것 대신 정서적 행복 프로그램으로 이끌어진 나의 거짓 자아로 인식하며 그것을 대면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렇게 대면한 나의 나약함은 어느 순간 하느님께서 직접 고치시고 성장시키며 단단히 만드시는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의 미운 마음이 나에게 고통을, 분노를, 죄책감을 가져다주더라도 ‘이 고통스러운 감정들 안에서 우리가 끌어안는 것은 고통 자체가 아니라 그 밑바닥에 계신 사랑의 하느님이시다.’ 라는 말을 기억하며...
내면의 싸움을 이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차분해지리라. 그 순간 나는 스스로 잡다한 생각과 감정에 끌려다니는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과 더 깊은 차원에서 소통하며 하느님께서 인간을 바라보시는 마음과 같이 나도 타인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