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만나는 견진성사

📚서평

책으로 만나는 견진성사

데메트리오

2025. 06. 14
읽음 13

  •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희망의 기도'를 읽고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적어봅니다. 서평단을 하지 않았다면 평소보다 책도 적게 읽고 글도 적게 적었을텐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내용을 다루기 전에 근황을 나누자면, 교황님께서 말씀하셨던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무소유가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이기에,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게 되면 많은고통을 만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교회가 나의 배라고 생각하게 되면 나의 뜻과 어긋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고, 직장이 나의 것이라고 생각하면 또 그 안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고통받게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저 또한 부족함이 많고 이러한 생각을 최근에서야 받아들였기에 모자란 부분은 많겠지만 기도의 지향이 달라진만큼 더 나은 제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기대가 됩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신자였습니다. 세례도 군생활하면서 많은 배려를 받으며 짧은 시간 내에 받았고, 견진성사도 방황의 끝에 다시 돌아오게 되자마자 접할 수 있었기에 큰 복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도 철이 없고 전에는 더 그랬기에 그 감사함을 당시에는 모르고 지금에서야 감사 기도를 더 자주 드리고 있습니다. 그 감사의 연장선에 이 책이 있습니다. 어느 장이든 그저 흘려보낼 글자는 없었습니다. 다만 저는 다른 어떤 내용보다도 글머리에 있는 내용이 제 마음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유아기적인 신앙에서 벗어나'라는 구절이었습니다. 엄밀하게 생각하면 성당을 본격적으로 다닌 기간이 1년이 아직 되지 않았기에, 신앙에도 연령이 적용된다면 저는 유아기에 해당되니까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하다가도, 그래도 제가 나이가 적지 않기에 이 구절을 그저 그렇게 흘려보내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이 구절을 가지고 묵상을 하다보면 괴로운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열심히 하고자 성당 내에서 많은 소임들을 맡았으나 야심차게 실행한 투자가 큰 실패로 돌아와 성당 내에서의 많은 소임들을 한꺼번에 그만두고 휴일 없이 생업에 깨어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결국 인간으로서 욕심을 많이 내었고 그것이 오히려 성당 내에서 많은 기능들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을 방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걸 넘어서서 휴일 없이 일해야 하는 저에게 과연 신앙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는지 그 분께서 질문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통해 견진성사를 다시 만나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읽는 분들마다 체험은 다르겠지만 제가 말씀드린 것과 같이 결국은 자신의 신앙생활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저는 이번에 저의 첫번째 대자가 세례를 받게 됩니다. 이렇듯 견진성사를 받고 나면 나름의 역할이 더 부여가 됩니다. 교리교사할 때는 아이들에게 우스갯 소리로 준회원에서 정회원이 되는 것이 견진성사라고 하기도 했는데...많이들 아시는 것처럼, 견진의 견은 견고하다를 의미하고 진은 진동하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합해서 보면 흔들리지 않고 견고하게 믿음을 가져갈 수 있는 그러한 성사라는 것입니다. 아예 흔들리지 말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예 흔들리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나약한 인간에 불과하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와 견고하게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신자가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세상살이에 지친 우리들이 책을 읽으면서라도 우리가 받고 있는 수많은 성사에 대해서 생각하고 다시금 자신의 삶을 정돈하고 살아갈 수 있게 된다고 봅니다.

지난 주일은 성령강림대축일이었습니다. 다들 성사 카드를 뽑으셨을텐데요, 저는 이번에 '경외'를 뽑았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이 또 있을텐데요. 인간으로서 노력을 최대한 하였으나 그 결과 저는 감당이 되지 못할 만큼의 경제적 부담을 안고 매일 울면서 기도해 왔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원망의 목소리를 토해내며 절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는 다시금 하느님을 경외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분이시니 저는 또 하느님을 체험하고 더욱 경외하고 찬양하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어떤 체험을 하시게 되고 묵상을 하시게 될지 궁금합니다. 날이 더워지는 요즘, 책을 읽으며 더위를 잊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더군다가 영성도서라면 더 말할 것이 없겠지요. 조만간 또 좋은 책을 읽고 서평으로 만나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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