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에는 단어에 포함된 풍성한 의미로 감성 충만한 묵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그러나 실제는 약간 건조한 설명으로 이어져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그러나 뒷 부분 옮긴이의 말을 읽고 보니 '짧고 간결하게' 설명하고자 한 저자의 의도와 1997년 같은 책을 '시편의 작은 사전'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는 사실에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시편을 읽는 이들이 '감성의 바다에서 허우적 거리다가 지쳐버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던져진 구명튜브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성무일도를 바치면서 늘 접하는 시편 기도는 자칫 무의미하게 흘려보낼 위험이 있다. 그런 조짐이 보일 때 이 책을 접하게 된다면 늘 같아보이는 시편의 말들이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단어 하나하나가 마치 장미 송이처럼 엮여져 시편을 읽는 것만으로도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말씀을 올리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묵주기도가 형태를 갖추기 전에는 시편기도로 올렸다는 것이 떠오른다. 우리의 기도가 빈 기도가 되지 않도록 내가 올리는 기도가 진실한 나의 노래이도록 그래서 그 시간이 하느님의 현존을 듣는 시간이도록. 시편 기도의 언어를 통해 하느님 현존의 풍요로움에 잠겨보기를 권한다.
(예스24/ chloe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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