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으로 인도하는 일상의 언어 [시편, 기도의 언어]

📚서평

낯선 땅으로 인도하는 일상의 언어 [시편, 기도의 언어]

구네군다

2025. 12. 15
읽음 5

  150편이 노래, 기도. 시편. 전례 중에 반드시 만나는 성경이 바로 시편이다. 어휘의 간곡함이, 절박함이, 슬픔이, 아름다움이, 그리고 기쁨이 나의 기도를 시편 기도와 닮아보려는 노력을 하게 한다. 놀랍게도 시편은 장황한 미사여구나 특별한 어휘가 아니라 '일상의 언어'로 올리는 기도라고 저자는 여러번 말한다. 일상의 어휘들은 우리 삶의 진솔한 모습을 대변하고 그 어휘의 반복은 인간의 역사가 비슷하게 흘러가며 반복됨도 보여준다. 시대가 변하고 세상의 주류가 바뀌어도 믿음을 고백하는 인간의 마음과 구원을 갈망하는 영혼의 상태는 늘 비슷한 모습으로 창조주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그리고 시편 저자는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또 그 말씀을 경청하게 한다.

  기도는 대화라는, 이제는 보편적인 가르침을 받아들이면 기도하는 이가 말씀을 올리는 동시에 그분의 말씀이 내려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시편 기도는 시편 저자의 갖가지 기도를 적어 놓은 것이기도 하지만 그의 기도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본문의 저자는 시편 기도를 통해 우리를 매번 낯선 땅으로 인도한다는 표현을 했다(p.9).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그때의 그곳을 시편 기도를 올리는 것 자체로 또는 묵상을 통해서 경험하게 되며 단순히 때와 공간의 체험이 아니라 그때 시편저자가 체험한 하느님 역시 이곳 지금으로 오신다는 것으로 이해하게 된다. 바로 하느님 현존하심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읽기 전에는 단어에 포함된 풍성한 의미로 감성 충만한 묵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그러나 실제는 약간 건조한 설명으로 이어져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그러나 뒷 부분 옮긴이의 말을 읽고 보니 '짧고 간결하게' 설명하고자 한 저자의 의도와 1997년 같은 책을 '시편의 작은 사전'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는 사실에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시편을 읽는 이들이 '감성의 바다에서 허우적 거리다가 지쳐버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던져진 구명튜브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성무일도를 바치면서 늘 접하는 시편 기도는 자칫 무의미하게 흘려보낼 위험이 있다. 그런 조짐이 보일 때 이 책을 접하게 된다면 늘 같아보이는 시편의 말들이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단어 하나하나가 마치 장미 송이처럼 엮여져 시편을 읽는 것만으로도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말씀을 올리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묵주기도가 형태를 갖추기 전에는 시편기도로 올렸다는 것이 떠오른다. 우리의 기도가 빈 기도가 되지 않도록 내가 올리는 기도가 진실한 나의 노래이도록 그래서 그 시간이 하느님의 현존을 듣는 시간이도록. 시편 기도의 언어를 통해 하느님 현존의 풍요로움에 잠겨보기를 권한다.

(예스24/ chloe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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