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나라에서도 ‘일손 부족’입니다

성경 이야기

하느님 나라에서도 ‘일손 부족’입니다

연중 제11주일│수도원에서 보내는 채용 공고

2026. 0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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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묵상해 봅시다.

  • 나는 지금 해야 할 일이 많아서힘든 걸까요, 아니면 함께할 사람이 없어서힘든 걸까요?
  •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잠시 멈추어 본 순간은 언제였나요?
  •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신 자리에서 나는 기꺼이 응답하고 있나요?

 


 

사람은 많은데, 쓸 사람이 없다?

 

우리 공동체에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쓸 사람이 없습니다. 참 이상하죠. 이는 사람보다 일이 더 많다는 뜻일 수도 있고, 사람은 많지만 딱 맞는 곳에 보낼 사람이 없거나 스스로 나서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매년 수도원에 많은 형제님이 들어오면 됩니다. 참 쉽죠.

 

수도원에는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여러 기관에서의 일도 있지만, AI 시대를 살아가며 만남을 기피하고 홀로 지내는 것을 더 편하게 여기는 세대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일 또한 시급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수님께서 그러하셨던 것처럼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사랑을 실천하며 우리 마음의 온도를 1도쯤 따뜻하게 만드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을 함께할 사람이 없습니다. 수확할 것은 너무나 많은데 정작 함께 일할 사람이 없는 것이죠.

 


 

조용하지만 깊은 기쁨, 왜 아무도 몰라줄까?

 

이런 상황이 저는 너무 답답합니다. 수도 생활에서 오는 잔잔한 기쁨은 순간적인 쾌락보다 더 진합니다. 함께 모여 살아가며 나누는 이야기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켜켜이 쌓여 삶의 지혜가 됩니다. 그런데도 이 기쁨을 나누지도 못하고 알아봐 주지도 않으니 안타깝습니다.

 


 

30, 그리고 하나의 결론

 

수도원에서 한 해, 두 해 지낼 때는 잘 몰랐습니다. 이 삶이 저 삶 같고, 저 삶이 이 삶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루, 한 달, 일 년을 보내고 30년쯤 지나니 알게 된 것들이 있습니다. 바깥을 향하던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는 법, 누군가를 먼저 탓하기보다 잠시 침묵하는 법, 약삭빠르게 사는 것보다 묵묵하고 진중하게 진실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더 큰 열매를 맺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중년의 길로 접어들 즈음, 이러한 중간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려는 이들과 이루는 공동체의 삶은 참으로 행복하다.”

 


 

지금도 부르심은 계속된다

 

혹시 과거 영화나 드라마, 책 속에 등장하는 중세의 음침한 수도자의 모습을 떠올리셨다면, 잠시 그 생각을 멈추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날의 수도자들은 그렇게 살지 않습니다. 중세의 수도자들처럼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도하는 삶은 같지만, 하느님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방식 안에서 살아갑니다. 오렌지족이 MZ 세대와 함께 공존하는 다양한 모습의 수도 생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성덕을 지향하고, 하느님 나라를 미리 맛보며 살아가는 수도자의 삶에 더 많은 형제자매님이 달려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제자들을 바라보시던 예수님의 마음에 제 마음을 살포시 포개어 놓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같은 마음으로 오늘 복음 말씀을 남깁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마태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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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사제. 미디어 사도직 위원회 위원장를 맡고 있습니다. 사진기로 하느님을 담고, 영상으로 하느님을 전하며, 글로 하느님의 마음을 전하는 수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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