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성경 이야기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2026년 3월 22일│사순 제5주일

2026. 03. 21
읽음 65

9

4

 

 

✟ 라자로의 무덤을 막고 있던 돌이 치워지듯, 우리 마음을 막고 있는 두려움도 언젠가는 열릴 것입니다. 죽음을 통과해야 만나는 부활처럼, 지금의 아픔 또한 하느님 안에서는 희망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수난의 고통을 지나 부활의 희망으로 나아가신 예수님의 길을 따라, 우리의 절망 또한 새로운 생명이 될 수 있음을 조용히 묵상해 봅시다.

 

 


 

우리는 기쁘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인생이 항상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대로 잘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웃 종교인 불교는 인생을 고통의 바다라고 표현합니다. 천주교를 믿는 우리도 삶을 살아가다 보면, 불교의 그 표현이 딱히 틀린 것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죽음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큰 두려움을 주고, 큰 슬픔과 아픔을 안겨 줍니다. 죽음이 주는 두려움과 불안은 우리에게 실존적인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절망에 빠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죽음의 절망이 생명의 희망으로 바뀌는 장엄한 순간을 마주합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죽었던 라자로를 다시 살리신 사건입니다.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지고, 죽음의 냄새가 진동하던 곳에서 생명이 걸어 나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에는 수많은 특징이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모습은 부활 신앙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부활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 부활은 희망이며 구원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활을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죽음입니다. 죽지 않은 것은 부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속 라자로를 보면, 그는 분명 죽었던 사람입니다. 마르타가 벌써 냄새가 난다고 표현한 것을 보면,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기적을 보여 주십니다. 죽음이라는 절망을 부활이라는 희망으로 승화하는 기적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을 겪으시고 묻히셨지만, 사흘 만에 부활하셔서 우리에게 다시 오셨습니다. 죽음을 이기고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영광스러운 부활을 맞이하시기 위해서 먼저 처절한 수난을 겪으셔야 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는 고통과 죽음이라는 슬픔이 있었습니다. 인간 이하의 모습으로 십자가 위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이 있었기에, 예수님의 부활은 더욱 영광스럽고 찬란하게 빛날 수 있었습니다. 수난 없는 부활은 없습니다. 고통 없는 영광도 없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도 어려움이 찾아오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작은 어려움도 있지만, 하느님이 원망스러울 만큼 큰 고통이 찾아올 때도 있습니다.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어 고통을 겪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부활이라는 기쁨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죽음이라는 슬픔이 반드시 동반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은 결코 무의미한 고통이 아닙니다. 그 고통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마치 부활의 영광과도 같은 기쁨을 맞이하기 위한 수난의 시기인 것입니다. 이 사실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고통 앞에서 우리는 하느님께 의탁하며 그분과 함께 걸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고통을 그저 바라만 보고 계신 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라자로를 다시 살리시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의 죽음을 마음속 깊이 슬퍼하셨습니다. 우리와 함께 아파하고 계신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우리가 지닌 아픔들이 부활의 영광 안에서 기쁨으로 변화되기를 함께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Profile
서울대교구 사제. 현재 동성중학교에서 지도 신부를 담당하고 있으며, WYD 지역 조직 위원회 봉사자부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목 현장에서 만나는 청소년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이끌기 위한 교육적 고민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이 함께 본 콘텐츠

시리즈82개의 아티클

주일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