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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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3

작은꽃유수인

2026. 07. 17
읽음 7

"시련의 시간은 '하느님 앞에서 내가 아무것도 아님을 깨달아 가는 시간'이자, '겸손과 의탁을 배우는 은총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스무 살 이후로 마음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많이 했다. 혼자서도 해보고, 당시에 남자친구였던 남편과도 해보며 조금씩 껍질을 깨트렸다.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는 아이가 위로가 되어주었다. 30대에는 회사 내 정신과 상담을 받다가 40대에는 한 수녀님과 상담을 시작했다. 7년여 동안 100회가 넘는 상담을 진행했고 지금은 알아차리고 해결하는 것을 온전히 혼자 해보는 연습 중이다. 

상담을 하며 깨달은 하느님의 선물은 스무 살 이후로 사회의 한 시민으로서의 나는 마치 준비된 길을 걸어가기만 했다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했고,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했고 지금은 관련된 일을 하는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 사이 결혼도 하고 올해 열입곱 살인 아들도 낳고 키우며 가족 모두 건강하다. 시어머님은 나의 입장을 배려해주시고, 임영웅 콘서트를 함께 갈 정도로 사이가 좋다. 

그러나 나의 시련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래서 지금의 내 모습은 마치 손바닥에서 주르륵 흘러 내리고 마는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다. 여차하면 모래는 그 모양을 잃고 흩어져 버리고 그 위에 지은 집은 어쩌지 못하고 쓰러질 것이 뻔하다. 20년의 고통을 30여년 간 치유하려고 노력 중이나 결코 죽음의 순간까지 나는 회복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이 주신 선물은 분명 내가 쓰일 곳이 있기에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여기며 그 선물을 나누는 삶을 사는 게 내 인생의 목표다.

나를 위해 준비해주신 선물에 감사할 수 있는 이유는 시련을 덮을 만큼 큰 선물임을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시련의 역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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