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의 바다

해인의 바다

Helena1185

2026. 06. 18
읽음 3

내가 기피하는 책 중의 하나가 '~입니다.' '~습니다.'로 끝나는 문장의 책인데 이 책 역시 그와 다르지 않았다. 얼른 읽고 서평을 써야지 하면서 싫은티를 팍팍내며 읽을 준비를 하는데, 이 책이 어떤 책인지를 소개하는 이해인 수녀님의 소개글을 읽고는 오히려 기대를 갖고 읽게 됐다.

책의 시작 부분에 이런 글이 적혀 있다.

  • 깊은 서랍 속에 넣어 두었던 일기나 피정 묵상 노트를 꺼내 공개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수녀님이 종신 서원 하시는 해에 쓰인 기도 일기이고, 종신 서원을 하기 전 9일 기도를 하시면 적은 기도이었기 때문에 내가 기피하는 어미의 형태로 글이 쓰여질 수 밖에 없었다. 기도 드리는데 어느 누가 반말로 기도를 하겠어.

기도라는 것이 어떻게 생각하면 쉬울 수 있으나 또 다르게 생각하면 이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지 않을까 싶다. 주님께서는 내 기도의 시작도, 내 기도의 생각도 이미 다 알고 계실테니까.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는지도 알고 계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어려울 때가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요즘이었는데 수녀님의 기도를 읽으면서 나도 함께 기도하는 마음이었다.

 

  • 그런데 주님, 당신께서는 제가 원하는 것을 잘 들어주시는 마음 좋은 분이시지만, 때로는 일부러 딴청을 부리시며 제가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 끌어다 놓고 시험하시기도 하는 짓궂은 분이라는 생각을 종종했습니다. (조용한 주일 - 1976. 4. 24)
  • 주님. / 늘 곁에 계셔 주십시오. 저와 모든 이들 곁에서 힘이 되어 주십시오. (아픔 마저도 - 1976. 5. 26)


내가 늘상 생각하는 부분이 이와 다르지 않다. 아무리 기도를 해도 들어주지 않으실 때면 주님에 대한 원망보다는 '지금이 때가 아니라는 뜻이거지.'라며 그 때를 기다린다. 그렇게 기다리며 꾸준하게 준비를 하고 있으면 뜻밖의 상황으로 그 기도가 이뤄지는 것을 알게 된다.

 

  • 당신께서는 무한히 너그럽고, 자애로우신 아버지이시나 우리의 잘못을 무작정 방관만 하시는 분이 아니심을 압니다. 당신께서는 자녀의 잘못을 온유한 눈빛으로 달래시다가 그래도 안 되면 매도 주시고, 호통도 치실 줄 아는 근엄한 아버지이십니다. (셋째 날 - 1976. 1. 26)


정말 주님은 이러한 분이시다. 사랑으로 자녀의 잘못을 달래주시다가도 때로는 매로 다스려주시기도 한다. 그와함께 그 안에서 깨닫고 그 상황을 버텨내게 해주시기도 하시는 분이시다. 내가 생각하는 주님은 그런 분이다.

 

  • 당신의 말씀 안에서 힘을 얻는 매일이 되게 하소서. (다섯째 날 - 1976. 1. 28)


성경을 읽거나 필사하다보면 힘이 되는 구절을 읽게 되는데 나는 이것을 주님과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매월 첫째 주일이면 성당에서 말씀 카드를 주는데 그 말씀 카드를 뽑을 때마다 그렇게나 설레고 또 설렌다. 어떤 말씀이 주어질지...

내가 이번달에 뽑았던 말씀 카드에는 이런 구절이 적혀 있다.


주 너의 하느님,
승리의 용사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다.
그분께서 너를 두고
기뻐하며 즐거워하신다.
당신 사랑으로
너를 새롭게 해 주시고
너 때문에 환성을 울리며
기뻐하시리라.
(스바3,17)

아멘.


이번의 이 책이 내 신앙생활에 울림이 되어주어 다 읽기도 전에 대모님께 선물로 보내드렸다. 성심 싶으신 대모님께 좋은 책으로 남기를 바라며, 함께 이 책에 대한 얘기를 나눌 시간을 고대한다.

 

  • 교보문고: angelkhbn
  • 블로그: https://blog.naver.com/ad_khbigsmile/224319688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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