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 기도 학교
-주님과 나를 묶어주는 아름다운 사슬, 묵주
박상운 지음
written by Juliana

주 기도는 천주교 신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도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모태신앙이 아닌 저에게 묵주 기도는, 복잡하고 어려운 ‘고급’ 수준의 기도였습니다. 묵주 기도를 바치기 위해서는 주요 기도문은 물론 ‘구원을 비는 기도’와 ‘성모 찬송’ 같은 낯선 기도문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각 단의 신비도 모두 외우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어려웠던 것은, 소리 기도를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기도라는 것은 하느님과의 대화라고 배웠는데, 묵주 기도는 같은 기도문을 반복하는 것으로 느껴졌기에 어떻게 기도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지 갈피를 잡기가 힘들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묵주 기도를 잘 바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묵주 기도를 바치는 방법에도 정답이나 왕도가 있는 것일까요? 박상운 신부님의 책 《묵주 기도 학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제가 오해하고 있던 ‘묵주 기도’의 이미지를 시원하게 벗겨내 주었습니다. 혹시 묵주 기도가 어렵거나 피상적이라는 기분이 든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정리해 본 다음 다섯 가지 방법을 한 번 참고해 보세요. 저에게 이 책은 이미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묵주 기도를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묵주 기도에 맛들이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
1) 성화나 성상의 도움을 받기
묵주 기도의 본질은 성모님과 예수님의 생애를 묵상하며 나의 마음을 주님께 일치시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런데 저와 같은 초심자들은 신비를 묵상하는 것 자체를 어렵게 느낄 수 있습니다. 《묵주 기도 학교》는 인간의 감각에 호소하는 기도의 방식이 교회의 오랜 전통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성화나 성상을 바라보며 깊게 묵상할 것을 권유합니다. 실제로 머릿속으로만 신비를 떠올리기보다 눈앞의 성화에 집중하면서 기도했을 때 특정한 신비에 집중하는 힘이 더 커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성경 말씀을 함께 묵상하기
이 책을 읽으면서, 묵주 기도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말씀 공부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묵주 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92쪽)’이라고 일컬어지는데요. 예수님의 탄생과 유년 시절을 다룬 ‘환희의 신비’, 공생활을 다룬 ‘빛의 신비’, 수난과 죽음을 다룬 ‘고통의 신비’, 부활과 승리를 다룬 ‘영광의 신비’가 그것입니다. 따라서 묵주 기도의 신비를 묵상할 때, 해당 내용의 성경 말씀을 봉독하고 묵상하는 것은 예수님의 생애를 묵상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책의 맨 마지막 쪽 ‘성경과 함께하는 묵주기도 신비 묵상’ 부분에 각 신비에 해당하는 성경의 장과 절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3) 주요 기도문의 의미 되새기기
여러분은 묵주 기도를 드리기 위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주요 기도문의 의미를 잘 알고 있나요? 이 책에서는 묵주 기도에 각 기도문이 포함되게 된 역사와 각 기도문이 묵주 기도 안에서 갖는 지위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예를 들어 주님의 기도는 매 단의 첫 자리에 놓임으로써 다른 기도문으로 대체 될 수 없는 품위를 가지며, ‘주님의 기도’로 시작하여 ‘성모송’을 반복하는 기도 형식은 우리가 예수님과 성모님을 함께 묵상하도록 합니다. 또한 성모송의 첫 구절은 가브리엘 천사와 엘리사벳이 드린 말씀에서 비롯되었고, ‘하늘(가브리엘)과 땅(엘리사벳)의 만남’을 상징합니다. 성모송을 바칠 때마다 우리는 가브리엘 천사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성모님의 태중에 있던 아기가 바로 주님이심을 고백한 엘리사벳처럼 온 인류를 대표하여 기도하게 되는 것입니다.(180쪽)
4) 다양한 기도문을 활용하기
묵주 기도의 기원은 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여러 성인과 교황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된 사실은 묵주 기도 시작 부분의 ‘사도 신경’ 대신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바치거나 시편 70편의 첫 구절 “하느님, 어서 저를 구하소서. 주님, 어서 저를 도우소서.”를 바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마침 기도 부분에서도 ‘성모 찬송’을 ‘성모 호칭 기도’나 ‘교황의 기도 지향’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묵주 기도는 그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없으며 지역이나 전례 시기,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바칠 수 있다는 점이 기도에 대한 제 마음을 활짝 열어주었습니다.
5) 몸 기도로 정성을 더하기
묵주 기도는 정해진 기도문을 구송하는 ‘소리 기도’와 매 단의 신비 선포의 의미를 헤아리는 ‘묵상 기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더해 기도를 정성껏 바치도록 ‘몸의 기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십자 성호를 그음’, ‘십자가에 친구함’, ‘묵주 알을 굴림’ 등 움직임에 정성을 더할 수 있도록 그 의미를 알기 쉽게 해설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십자가에 친구할 때 우리는 예수님의 발에 입을 맞추었던 마리아 막달레나를 떠올리며, 나의 죄를 참회하고 주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과 감사를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의 다섯 가지의 방법은 《묵주 기도 학교》를 읽으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기도에 적용하고 싶었던 아이디어를 정리한 것입니다. 묵주 기도의 교과서와도 같은 이 책을 다른 분들이 읽는다면, 분명히 자신에게 맞는 유익을 얻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 신부님은 묵주 기도를 가장 단순하지만 심오한 기도라고 말씀하시는데요, 책을 읽어가며 수많은 성인 성녀,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묵주 기도를 사랑한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실천이겠지요. 다가오는 묵주 기도 성월에는 위의 다섯 가지 방법을 통하여 묵주 기도에 깊이를 더하도록 열심(熱心)을 다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