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손에 들고 제 마음을 조심스레 하느님께 펼쳐 둡니다.

이 책을 손에 들고 제 마음을 조심스레 하느님께 펼쳐 둡니다.

dajaeclara

2025. 12. 14
읽음 4

 


이 책은 시편 전체를 다루기보다는 '시편을 읽는 40가지 단어'라는 틀을 통해 들어간다. 저자 장 피에르 프레보스트 신부님은 시편이 사용하는 어휘가 풍부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한된 핵심어가 반복된다는 특징을 지적하며, 그 40개 단어를 열쇠 삼아 시편이 품고 있는 기도·찬양·신뢰·절망 등의 감정과 신앙의 현실을 우리 일상 속으로 이끌어낸다. 또 기도의 언어를 새롭고 화려하게 만드는 것보다, 이미 시편이 담고 있는 단어 속에서 하느님과의 진실된 관계를 발견하라고 권한다.

 

인상 깊었던 단어는 '자애'였다. 히브리어로 '헤셋'이라는 이 단어 안에는 사랑과 선함, 그리고 충실함이 함께 담겨 있다고 한다. 단어 하나에 이렇게 많은 의미가 숨어 있다니 놀라웠다. 또 '가련한'이라는 표현이 단순히 불쌍한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세상 변두리에서 상처받은 이들을 향한 하느님의 시선을 보여주는 말이라는 해석도 마음에 남았다.

저자는 시편을 '아래에서 위로 드려진 노래'라고 표현했다. 이 문장을 읽고 나서 나도 문득 생각했다. 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찬양이나 전례의 노래들도 결국은 하느님께 향하는 우리의 음성이라는 것을. 그래서 전례 연습을 할 때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노래는 단순히 연습이 아니라,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야."

이런 깨달음은 나의 사목 현장에도 울림을 준다. 주일학교 교리 시간에도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의 방식을 적용해보고 싶다. '신뢰', '구원', '평화' 같은 시편 속 단어를 하나 정해 놓고, "이 단어는 너희 마음 어디쯤에 닿아 있니?" 하고 물어보는 거다. 아이들이 자기만의 언어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기도라고 느낄 것 같다.

이 책은 시편의 모든 측면을 다루기보다는 어휘를 중심으로 설명하다 보니, 역사적 배경이나 문체적 특징까지 깊게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단어 하나에 머물러 묵상하는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이 책은 시편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이미 시편을 사랑하는 이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된다. 단어 하나가 기도의 문이 되고, 그 문을 열면 하느님께 닿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다.

하느님, 당신의 자애가 얼마나 존귀합니까! 
신들과 사람들이 당신 날개 그늘에 피신합니다. (시편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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