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에 감추어진 그분의 빛나는 선물

📚서평

우리 눈에 감추어진 그분의 빛나는 선물

KimLucia

2026. 08. 08
읽음 3

『사제들의 시대 공감』은 가톨릭북플러스 웹진을 통해 독자들과 호흡해 온 여섯 사제의 신앙기록을 담은 책입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는지 의심하게 되는 순간들을 곧잘 마주하게 됩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평범한 사람들의 고민에서 출발하여, 관계와 일, 신앙 안에서 지치고 흔들리는 우리 모두에게 공감하며 따뜻하게 말을 건네옵니다.

여섯 분의 사제가 함께 쓴 책이기 때문에 글마다 분위기와 관점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겪는 상처와 실패, 미움과 두려움은 단순히 없애야 할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서 하느님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마음에 남은 부분은 ‘상처’를 바라보는 시선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상처를 받으면 그 상황이나 사람에게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자신의 약함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감정을 회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상처받는 마음을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명형진 신부는 자신 역시 인간관계에서 상처받는 사람임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상처가 오히려 하느님과 대화를 시작하는 통로이며 우리의 마음이 열리는 자리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울고 있는 자리에 이미 함께하시며, 그 상처를 통해 당신과의 대화를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그러므로 나의 유리멘탈은 약점인 동시에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본문에서

이어지는 문재상 신부의 '의탁', 방종우신부의 '사랑, 심재현신부의 '부르심', 은성제 신부의 '영혼의 돌봄', 마지막으로 이한석 신부가 들려주는  '침묵'은 내가 원하는 답과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안목까지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요즘 우리는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이 매우 적습니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거나 영상이나 뉴스를 보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와 자극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음이 힘들 때조차도그 감정을 차분히 들여다보기보다 오히려 다른 것에 집중하면서 잠시 벗어나 잊으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6부에서 이한석 신부는, "내 삶이 원래 속해 있던 그 침묵으로 돌아가는 날, 그때 모든 의미가 드러날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특별히『사제들의 시대 공감』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공감'이라는 단어가 이 책의 제목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사제들이 높은 곳에서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옆에 앉아 '나도 그런 시간을 겪었다.'라고 이야기하며 위로 해주는 친구처럼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제 자신도 상처받고, 고민하고, 실패하고, 흔들리는 한 인간임을 솔직하게 보여 주며, 그 자리에서 다시 하느님을 바라볼 수 있도록 따뜻하고 편안하게 이끌어 주는 참으로 아름다운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고 큰 위안을 받았던 부분은 "상처를 잘 받는 나의 유리 멘탈은 약점인 동시에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쉽게 상처받는 마음을 나의 약함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문장을 통해 그 여린 마음조차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어지는 다음 문장은 너무도 힘을 주는 아름다운 것이어서 오래오래 기억에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오히려 그 깨진 마음을 통해 하느님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쉽게 깨진다 한들, 유리는 빛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쉽게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마음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닐까. 타인의 말에 무감각해지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본문에서

부서지는 파편이 많을수록 나는 하느님의 빛을 더 많이 더 찬란하게 통과시킬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한 이 대목은 얼마나 큰 위안과 안도감을 느끼게 해주던지요. 

섬세한 사람들은 세상 안에서 상처를 받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어쩌면 조금은 이방인처럼 외로운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외로움과 고독을 통해 하느님께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자주 하느님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유리 멘탈’은 더 이상 약점만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하느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하나의 축복이자 은총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약하다고만 여겨 왔던 제 내면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어디 '유리 멘탈'뿐이겠습니까. 세상 속에서 나를 힘들게 하고 때로는 무겁게 짊어져야 할 십자가처럼 느껴지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어쩌면 그분께서 내게 건네신 선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내 눈에는 고통과 부족함으로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아직 내가 발견하지 못한 하느님의 뜻과 은총이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또한 우리 눈에 감추어진 그분의 빛나는 선물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자, 삶의 어려움마저 이전과는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제들의 시대 공감』이 전하는 메시지는, 우리가 흔들리는 순간에도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다시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다는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덮으며, 내게 다가오는 삶의 모든 순간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성실히 해내고,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나머지는 하느님께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은 삶이 힘들 때 정답을 대신 알려 주는 책이라기보다, 우리가 삶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곁에서 조용히 함께 해 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그 ‘다른 시선’이란 결국, 우리의 상처와 부족함까지도 품어 바라보시는 하느님의 시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눔: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하느님의 선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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