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기도의 언어

📚서평

시편, 기도의 언어

lisa

2025. 12. 15
읽음 5

미사 중 화답송을 외치는 것 외에 시편을 찾아본 적이 없다. 독서와 복음을 잇는 다리. 나에게 시편은 그 정도였다. 시편을 읽을 때마다 이유모를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 이질감이 이번 도서 <시편, 기도의 언어>를 선택하게 하였다. 이질감의 원인을 알고 싶기도 했고  '기도의 언어'라는 제목 앞에서 발길을 돌리기 어려웠다. 

이 책은 시편의 열쇠가 되는 히브리어 단어를 가지고 단어의 뿌리와 성경 속 쓰임을 설명한다. 히브리말은 짧은 단어 안에도 다양하고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의 히브리어 낱말에도 네다섯 가지의 뜻이 담겨 있다. 따라서 시편의 배경과 내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편 속 어휘에 담긴 뉘앙스를 알아야 한다.  또한 '시편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계시하신 '하느님의 개념'과는 다른 형상을 우리 앞에 제시한다.'(p.10) 내가 느끼는 이질감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브리어와 우리말 사이의 거리, 신약을 상대적으로 더 친숙하게 느끼는 데서 오는 구약에 대한 낯설음이었다. 그렇지만 이 책의 입문에서 저자가 밝혔듯이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글로 기록된 지 이천 년이 지난 시편을 가지고 기도할 때, 이것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분명히 어떤 노력이 필요하며, 심지어 어떤 고행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시편이 간직하고 있는 모든 부요함을 체험하고 만날 수 있으며, 시편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p.11)

이 책에서 소개하는 80여개의 단어들 가운데 나는 올바름을 의미하는 '찻딕'이 인상깊었다. 이 단어는 사람들의 객관적 권리(공정), 이 권리의 존중(사회 정의),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을 존중하는 인간과 하느님과의 관계의 특성을 의미한다. 또한 이 형용사는 하느님의 계명을 준수하는 남자나 여자를 말하기 때문에 시편집에서 '하느님을 신뢰하는 사람'을 뜻한다.(p.111-112) "주님께서는 정의를 실천하시고 억눌린 이들 모두에게 공정을 베푸신다."(시편 103,6) 시편 속 정의는 저주하고 억누르는 정의가 아니라, 격려하고 살게 하는 정의, 희망을 갖게 하는 정의다.(p.112) "의인은 주님 안에서 기뻐하며 그분께 피신하고 마음 바른 이들은 모두 자랑스러워하리라."(시편 64,11) 의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하느님의 계약을 이해하고 하느님의 세상과 조화를 이루며 그분이 원하시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다.(p.113)

소설이나 에세이 읽듯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다. 교과서 같은 구성과 내용이라 지루한 면도 있다. 그러나 지루함이라는 '고행'을 넘기면 시편이 예전보다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시편에 대한 이해는 하느님에 대한 이해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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