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es24: bora0126
insta: @newbie_catt
(가톨릭 출판사는 서평이 아무리 해도 안 됩니다ㅠㅠ)
평소 미사에서 화답송을 읽으며 분명히 ‘시편’이라고 표시되어 있음에도, 이것이 독서나 복음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또 왜 이 자리에 놓여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초보 신자인 나에게 시편은 그냥 ‘응답하는 노래’ 정도로만 인식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시편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고, 형식적인 응답이 아니라 진정으로 시편 기도를 바칠 수 있는 초석을 다지게 해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히브리어로 쓰인 시편의 낱말 하나하나를 통해, 그 단어가 어떤 근원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지금의 의미를 갖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준다. 단순한 번역어를 넘어, 그 단어가 성경 전체 안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연결되는지를 따라가다 보니, 시편의 구절들이 갑자기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받았다. 같은 단어가 다른 성경 구절에서는 어떤 맥락에서 쓰였는지를 알게 되었을 때, 내가 알고 있던 시편의 의미가 얼마나 단편적이었는지도 깨닫게 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단어와 단어의 ‘뿌리’를 중심으로 설명한다는 점이었다. 성경 속에서 그 단어가 어떤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지를 알고 나니, 그 말이 단순히 아름다운 표현이 아니라 어떤 역사와 감정, 신앙의 고백을 담고 있는지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어의 단일한 단어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깊은 의미와 뉘앙스를,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성경 속 인물들의 이름에 담긴 의미를 알게 된 것도 매우 흥미로웠다. 이름이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과 소명, 하느님과의 관계를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더불어 어떤 단어가 성경 전체에서 얼마나 자주 언급되는지도 함께 제시되어 있어, 그 단어가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까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시편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졌다. 이제는 화답송을 읽을 때도, 그 구절이 어떤 배경과 흐름 속에서 나왔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기도할 때도 말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 시편을, 더 나아가 성경을 조금이라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시편 기도를 형식이 아닌 진짜 기도로 바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