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위해 사랑한다 / 신애론

📚서평

사랑하기 위해 사랑한다 / 신애론

fr.simonLEE

2026. 06. 16
읽음 8

주일학교 교사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변화의 흐름이 보인다.

처음은 하느님을 향한 마음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주일학교 일정과 학생들과의 관계 혹은 동료 교사와의 관계 등으로 인해 서서히 첫 마음은 사라진다. 두번째 마음은 동료와의 친분이다. 또래 청년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고 친목을 나누는 기쁨 뿐만 아니라 선후배 교사와의 관계 안에서 즐거움을 얻는다. 그러나 행사 등을 하면서 생기는 갈등과 개인 일정으로 인한 어려움, 하나 둘씩 떠나는 동료 교사들을 보면서 힘을 잃어 간다. 세 번째 마음은 학생들을 향한다. 주일학교 교사의 정체성을 깨닫는 시기. 학생들과 관계를 맺으며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가운데 자신의 신앙도 커나간다. 그러다 깨달은 이들은 네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하느님을 사랑하기에 봉사를 당연하게 하는 단계이다. 어떤 보상이나 대가 없이 자발적인 자세로 하느님께 대한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단계이다.

이 변화의 흐름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의 마음 변화를 잘 보여주는 듯하다

베르나르도 성인의 [신애론]을 보면 사랑의 단계가 있다. 나를 위해 나를 사랑하는 단계. 나를 위해 하느님을 사랑하는 단계. 하느님을 위해 하느님을 사랑하는 단계 그리고 하느님을 위해 나를 사랑하는 단계. 이 단계들은 각각 사랑이 깊어지는 가운데 드러나는 특징들을 보여준다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은 자신을 소중히 여길 수밖에 없다. 세상 안을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이기 떄문이다. 자신만의 힘으로 자신을 사랑하려 한다. 그러나 인간의 육신을 한계가 있고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그 한계는 더욱 분명해진다. 나약함을 마주한 인간은 자신을 넘어서 존재를 깨닫게 된다. 교만을 버리고 겸손으로 들어가는 순간이다

나를 지키고 나를 소중히 하기 위해 절대자이신 하느님을 바라보게 된다. 이 시선에서 하느님은 나를 위한 존재일 뿐이다. 유아기적 신앙으로 자신이 볼 수 있는 세상 안에서 하느님을 사랑하기에 자신의 청원과 하느님의 뜻은 서로 어긋나곤 한다. 그럴수록 많은 내적 갈등이 생기고 방황하게 된다. 하지만 점차 하느님께 대해 알아갈 수록 이 방황은 하느님을 향하도록 이끄는 통로가 된다

하느님을 사랑할수록 내가 받은 하느님 사랑을 깨닫게 되고 하느님을 위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게 된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그분께 내어드리고 하느님 안에서 충만함을 맛 볼 수 있다. 그러나 육신의 한계는 또다시 걸림돌이 된다.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을 따라오지 않기에 답답하게 된다. 때로는 무리하여 몸이 상하기에 더 사랑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때 더 큰 깨달음을 얻는다

바로 하느님을 사랑하기에 나 자신을 사랑하는 순간이 된다. 하느님을 더 사랑하기 위해 내 몸과 마음을 돌보고 최선을 다하되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는 순간이 온다. 하느님과의 일치는 나를 버림이 아닌 내 안을 그분으로 가득 채운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은 자신의 나약함을 마주할 수록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고, 하느님을 더 깊이 사랑하는 여정 속에 나를 더 사랑하게 된다. 이러한 사랑은 하느님과의 일치로 이어주며 그분 안에서 충만함을 누리는 기쁨으로 초대한다. 알지 못하면 사랑할 수 없다는 사실. 대가를 원하는 사랑은 아직 사랑이 아니라는 점. 사랑하기에 내어주고 사랑하기 위해 돌보게 되는 순간. 이 모든 과정이 무한하신 하느님을 사랑하는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걸어갈 여정이다.

 

사랑의 성인 베르나르도를 통해 다시금 하느님 사랑을 묵상할 수 있었다.

그 사랑을 향한 여정을 통해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 무엇을 사랑하는지 살펴본다. 

나는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고 그 사랑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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