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던지는 질문, 사랑

📚서평

다시 던지는 질문, 사랑

KimLucia

2026. 10. 12
읽음 11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처연한 아름다움과 우리가 미처 모르는, 그럼에도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삶의 진실이 응축되어 있는 듯 했다. 

그러나 처음엔 이 책이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선뜻 펼쳐 들 용기가 나지 않았었다. 그저 가까운 책장에 꽂아두고 오가며 제목만을 마음에 담아 묵상하곤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책을 열어 한 두 장 읽어보는 순간이 있었고, 그러다가 그분 은총의 도움으로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심어진 그 사랑이 내 깊은 어딘가에서부터 눈을 뜨며 묵상하듯이 책속으로 깊이 잠겨드는 은총을 느껴볼 수 있었다. 너무도 어렵지만 너무도 깊은 사랑의 정수가 담겨 있는 책,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의 『남겨진 단 하나, 사랑』 은 내 굳은 딱지에 새살을 돋게 하고 무뎌진 일상 속에서 굳어진 나의 영혼을 다시 그분께로 마음을 모으게 했다.

책에 몰입해 있는 내내, 일상의 현실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고요와 참평화의 시간, 영원하신 하느님의 시간이 내 삶에 스며드는 참으로 은총 넘치는 카이로스의 시간이 되어 주었다.

어쩌면 이것은 나의 신앙을 다시 리마인드하고 되새기는 시간!

먼저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결코 온전히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을, 평생토록 가슴 깊이 간직하고 지켜내야 할, 마치 우리의 심장과도 같은 소중한 유산으로 남겨 주셨다는 것!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세월이 흘러도 결코 지울 수 없는, 지워지지 않을 영원한 사랑의 기억을 우리 존재의 가장 깊은 곳에 새겨 놓으셨다는 것! 그러나 우리는 이 사랑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일상의 시간에 떠밀려가며 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반성!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는 건, 우리 존재의 깊은 곳에 우리가 기억해내지 못하는 기억처럼 그분이 보여주신 사랑의 기억이 결코 지울 수 없는 흔적처럼 새겨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 어느때는 그것이 살아 움직이며 선연히 피어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다 아물어버린 상처의 흔적처럼 과거로만 남아 있게 되는 잠들어 있는 상태가 대부분, 그러나 지금은 그것들을 깨우는 시간!

이처럼 애정을 가지고 책을 읽다가, 철학과 문학, 예술과 신학을 폭넓게 아우르며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헤아리기 어려운 신비를 너무도 자상하고 다정한 비유로 설명해주는 다음 구절에 이르렀다.

“엄마가 아이를 향해 며칠이고 계속 웃어 주었을 때, 어느 순간 아이의 미소를 응답으로 받을 수 있다. 엄마가 아이의 마음속에 사랑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아이가 사랑받지 않으면 사랑을 향해 깨어날 수 없듯이 하느님의 은총이 자유로이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는 한, 그 어떤 인간의 마음도 하느님 이해에 눈을 뜰 수 없다.” - 본문 124쪽에서

이어지는 “쏟아붓는 하느님의 사랑에 여종과도 같은 ‘예’가 바로 믿음이다.” 라는 대목에서는, 성모님께서 자신을 낮추며 온전히 “예”라고 응답하셨던 성경의 구절이 떠오르면서, 나 또한 그분 사랑에 기꺼이 내 자신을 내어맡기는 믿음을 갈망하게 되었다. 이 믿음은 모든 것을 이해하고 확신하기에 드리는 응답이 아니라, 다 헤아릴 수 없는 하느님의 사랑을 신뢰하기에 드릴 수 있는 사랑일 것이다.

하느님의 사랑이 먼저 나를 찾아오셨으니, 나의 믿음은 그 사랑에 대한 작고도 온전한 “예”가 되기를 원한다.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예레 31,3)

어쩌면 ‘사랑’이란, 내가 그분을 잊고 살아온 그 모든 순간에도 그분만은 단 한순간도 나를 잊지 않으셨음을 깨닫고, 마침내 그 절대적 사랑 앞에 온 존재로 “예”라고 응답하는 일이 아닐까?

 어려웠지만 시간으로 숙성해서 읽은 이 책을 돌아보며, “사랑하는 이들이 하느님을 가장 잘 안다.”라는 말을 마음에 깊이 새겨본다.

그리고 마음이 무디어질 때마다 이 책을 펼쳐들고 사랑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져보기로 다짐한다. 그래서 한 번도 나를 떠난 적이 없는 그분의 사랑을 기억하며 살아가려 한다.

내게 허락된 삶의 순간순간이 그 사랑에 대한 작고 겸손한 응답이 될 수 있기를! 우리 또한 사랑이 되기를! 책을 덮으며, 주님 안에서 모든 이가 ‘사랑하는 이들’이 되기를 조용히 기도해본다.

 

♧함께 나누고 싶은 질문 ♧

나에게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나는 그 사랑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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