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탄생

📚서평

그리스도의 탄생

임진아 루시아

2026. 04. 15
읽음 6

끝났다고 생각했던 자리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엔도 슈사쿠의 『그리스도의 탄생』은  예수의 생애를 따라가는 책이 아니라, 그를 떠나보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작품이다.

스승은 십자가에서 죽었고, 제자들은 각자의 자리로 흩어졌다.

두려웠고, 부끄러웠고, 어쩌면 모든 것이 끝났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다시 돌아온다.

왜 그들은 다시 모였을까.

왜 도망쳤던 사람들이 다시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를 이야기하기 시작했을까.

 

이 책은 그 이유를 크게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의 흔들림을 오래 바라본다.

확신보다 의심이 많았던 순간들, 믿는다 말하면서도 끝내 도망치던 마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오게 되는 이상한 끌림 같은 것.

그래서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제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처럼 겹쳐진다. 결국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로 남는다.

그러니 『그리스도의 탄생』은 무언가를 믿게 만드는 책이 아니라, 이미 마음 어딘가에서 시작된 것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다.

 

어쩌면 그리스도의 탄생은 아주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이렇게 한 사람의 마음 안에서 다시 시작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예스24/hyun2na

https://www.instagram.com/p/DXIamZrEzEK/?igsh=ejU3OG54dzZsNDV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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