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성경 이야기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2026년 2월 1일 | 연중 제4주일

2026. 0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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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은 더 많이 가지는 데서 오는 것일까요, 아니면 내려놓는 데서 시작될까요? 이 글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는 복음 말씀 앞에서 느꼈던 불편함에서 출발해, 적음과 작음이 어떻게 오히려 마음을 부요하게 만드는지를 한 수도자의 체험을 통해 묵상합니다.

 

많음에 지칠수록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복음의 역설, 그리고 작은 것 안에서 기쁨을 발견하셨을 예수님의 행복을 따라,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이 다시 배워야 할 참된 기쁨의 길을 조용히 되묻습니다.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수두룩한 변화의 기로에 섭니다. 성격도, 그리고 말과 행동과 감정까지도. 저는 수도 생활을 한창 하던 어느 날, 침대에 누워 룰루랄라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에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이거 너무 편한데.

 

선선한 바람은 창문을 타고 넘실댔으며, 따뜻한 햇살이 가득했던 평일 오전이었습니다. 그 시간에, 저는 편안히 누워, 잉여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열심히 일하는 우리 형제들, 제 친구들, 그리고 제 주변 사람들이 생각났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일하고 나는 노는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기 때문이죠. 그런데 마냥 미안한 마음이 더 미안해져, 미안함의 한가운데서 그 의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 보자, 모이세야.

네가 지금 너무 바쁘고 피곤한데 누군가가 찾아와 성사를 요청해.

그럼 안 할 수 있어? 무조건 해야 하지.

그런데 그 피곤이 너의 얼굴까지 전해져 너는 오만상을 찌그리고 성사를 준다고 생각해 봐. 이게 말이 돼?”

 

그리고는 결국 이런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 맞아. 수도자는 우선 먼저 마음이 넉넉한 부자여야 하는 거야.”

 

그런데 우리는 가끔 복음을 통해 이런 말을 듣기도 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

 

마음이 부자가 되어야지 마음이 가난한 이가 행복하다니,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말씀일까요. 그래서 한동안 이 불편한 복음 말씀을 제 인생에서 살짝 치워 두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지? 무조건 부자가 행복한 거 아닌가? 또는 마음이 부자가 되어야 모든 사람을 품어 주고, 품어 안을 수 있는 넉넉함이 생기는 거 아냐? 라는 저만의 결론만 남겨 두고 말이죠.

 

그러다가 그해 1년을 살아가는 생활 목표를 정하는 수도원 회의에서 나이가 지긋하신 선배 수사님이 이런 문구를 툭 하고 던져 주셨습니다.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

 

이건 또 웬 불편한 소리죠? 이것마저 치우려고 하는데, ‘~’ 하고 울리는 종소리가 좌뇌 상단부에서부터 울려 퍼졌습니다.

 

그렇구나. 세상이 큰 것, 많은 것, 더 좋은 것을 원할 땐 한도 끝도 없이 부족했던 시간과 재물들이 작은 것, 적은 것 앞에서는 충분히 채우고도 남는 것이 되는 것이구나.

 

생각이 정리되자 불편함에 한동안 밀쳐 두었던 그 복음을 다시 가져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언제나 늘 가난한 이, 소외당하는 이, 그리고 부족하고 병들고 약한 이와 함께 했던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작은 것을 나누었을 때 오는 큰 감동과 기쁨을 받으며 세상 누구보다 기쁘게 살아가셨을 겁니다.

 

저는 늘 십자가 위에서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매달려 계신 예수님만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작은 것에도 함박웃음 지으셨을 예수님의 행복을 떠올리니 새로운 다짐이 마음속에서 피어오릅니다.

 

미소한 것 안에서 기쁨을 찾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야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느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니…….

 


 

🙏 오늘의 묵상 포인트

 

하느님께 봉헌할 수 있는 근래의 작은 기쁨은 무엇인가요?

 


 

Profile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사제. 미디어 사도직 위원회 위원장를 맡고 있습니다. 사진기로 하느님을 담고, 영상으로 하느님을 전하며, 글로 하느님의 마음을 전하는 수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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